코 뒤쪽에 있는 비인두 점막에 넓게 분포하는 림프관망이 뇌척수액의 주요 배출 통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로 뇌 속 노폐물을 효율적으로 청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 속 노폐물 청소하는 뇌척수액 배출 허브(Hub) 찾았다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새로운 주요 경로를 발견한 연구 결과가 IBS에서 공개되었다. 노폐물이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허브로서, 비인두 림프관이 뇌척수액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노폐물 제거와 뇌 건강
뇌에서 생성된 노폐물은 뇌척수액을 통해 배출된다.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노폐물이 뇌에 축적되어 뇌의 인지기능을 저하시키며,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뇌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척수액 배출 기능은 노화에 따라 현저히 감소하며, 이에 따라 새로운 배출 경로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비인두 림프관의 역할
IBS 연구팀은 뇌척수액 배출의 새로운 경로로 비인두 림프관을 확인하였다. 비인두 림프관은 뇌척수액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를 '허브(Hub)'로 지칭하였다. 허브는 림프관들의 정교한 연결로 뇌 속 노폐물을 효율적으로 청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비인두 림프관의 변화와 노폐물 배출 조절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노화된 생쥐의 비인두 림프관이 뇌척수액 배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다. 노화된 생쥐에서는 뇌척수액 배출이 원활하지 않음을 확인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평활근 세포 조절 약물을 통해 목 림프관의 수축과 이완을 유도하여 뇌척수액 배출을 원활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치매 예방을 넘어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에 기여
고규영 단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치매뿐만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뇌 속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청소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뇌 건강을 지키는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지 네이처(Nature, IF 69.504)에 1월 11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뇌척수액의 배출 경로를 새롭게 밝힘으로써 뇌 속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청소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치매를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 예방 및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설명
생쥐 비인두 점막에는 가느다란 림프관이 정교하게 연결되어 비인두 림프관망을 형성함. a. 비인두 림프관망 내부는 선형 림프 판막이 분포하며 외부에 원형 평활근은 없음. b. 전반적으로 뒤집어진 말안장 모양.
a. 뇌척수액을 붉은 형광 표지자로 염색한 뒤 한 시간 뒤에 Prox1-GFP 생쥐의 머리와 목 부분을 관찰하여 뇌척수액 배출의 흐름을 관찰함. 뇌척수액은 뇌기저부의 여러부위에 다양하게 분포 되어 있음. b-e. 비인두 림프관망 안의 림프관에 뇌척수액이 다량 검출됨. 그러나 구인두 림프관망에서는 뇌척수액이 검출되지 않음.
a. 목 (경부) 림프관의 연결. b-e. 목 림프관의 판막(연두색 화살표)과 관을 둘러싸고 있는 원형 혈관 평활근 세포들(주황색 화살표)의 분포.
a. 비인두 림프관망과 연결되어 있는 내측 경부 림프관을 차단하였을 때와, 목정맥구멍 주변의 뇌막 림프관과 연결되는 외측 경부 림프관을 차단하였을 때 경부림프절로 배출되는 뇌척수액의 양을 비교하였음. b. 비인두림프관망을 통해 배출되는 뇌척수액의 양이 외측 경부림프관을 통해 배출되는 것 보다 180% 높음.
a. 비인두림프관망과 경부림프절 사이의 연결 목 림프관을 약물로 조절하였을 때, 연결 림프관의 수축과 이완을 유도함. b. 연결 림프관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면, 뇌척수액이 경부림프절로 배출되는 양을 조절.
젊은 생쥐에 비하여 나이든 생쥐의 비인두 림프관망은 위축 퇴화 되었으며 판막의 개수 감소. 림프관내피세포가 탈락.
젊은 생쥐와 나이든 생쥐에서 목 림프관 비교. a,b. 림프관의 구조나 림프관 주변을 감싸고 있는 평활근세포의 구조에 차이가 없음. c,d. 혈관 수축제와 확장제에 대한 평활근세포의 반응성 차이 없음.
연구 추가 설명
논문/저널/저자
Nasopharyngeal lymphatic plexus is a hub for cerebrospinal fluid drainage
뇌척수액 배출의 허브 역할을 하는 비인두 림프관망
Nature, 2024
윤진희, 진호경, 김혜진, 홍선표, 양명진, 안지훈, 김영찬, 서진철, 이영전, Donald M. McDonald, Michael J. Davis, 고규영
연구내용 보충설명
[연구 배경]
우리 뇌는 몸에서 가장 많은 활동을 하는 장기로, 단위 무게당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가장 많은 노폐물을 생성한다. 뇌의 원활한 기능을 위해서는 이 노폐물이 녹아있는 뇌척수액(인간 150ml 유지, 500ml 생성/일)이 원활하게 뇌 외부로 배출되어야 한다.
IBS 혈관 연구단은 2019년 뇌 후방부 뇌척수액이 뇌막림프관을 통해 주로 배출된다는 사실을 보고한 바 있다(Nature). 또한, 노화에 따라 이 경로가 변형되면서 뇌척수액 배출 능력이 감소하고, 치매 발병기전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뇌의 전방부와 중간 주요 부분의 뇌척수액 배출 경로는 해부학적 분석의 제한 때문에 밝혀 내지 못하였다. 다른 연구팀에서도 뇌척수액의 주요 배출 경로에 대한 간접적 증거들은 제시하였으나 확실한 경로 파악은 난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과정]
(연구 방법)
연구팀은 림프관을 표지하는 형광물질을 발현하는 생쥐(Prox1-GFP mouse)을 이용하여 뇌와 목 부위의 정교한 림프관망을 시각화하였다. 뇌지주막하에 각종 추적물질(tracer)을 투여하고, 이들의 림프관 배출 경로를 추적하기 위하여 첨단 생체내이미징 기술을 활용하였다. 해당 조직의 깊이가 크기 때문에 light-sheet 현미경 이미징 기술도 활용하였다. 영장류에도 동일한 방법을 적용하여 생쥐에서 발견된 뇌척수액 림프관의 특성을 재현하고자 하였으며, 생쥐 비인두 림프관의 단위세포 RNA 발현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목 림프관의 생체외/생체내 수축과 이완에 대한 생리학적 기능 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발견 내용)
1. 뇌 전방과 중간 부위의 뇌척수액은 코의 후방 목 안쪽(비인두) 점막 내에 있는 정교한 림프관망으로 모이고, 연결된 목 림프관을 경유하여 경부림프절로 배출되었다. 비인두 점막 내에 있는 림프관망은 이전까지 알려진 바 없는 최초의 발견이다. 비인두 림프관망은 가느다란 림프관들이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고 잘 발달되지 않은 판막들이 내부에 있으며 주변 원형 평활근세포는 결핍되어 있었다(그림 1a). 전반적으로 말 안장을 뒤집어 놓은 모양(그림 1b)이었으며, 동일한 결과가 원숭이 비인두 점막 림프관망에서도 관찰 되었다.
2. 살아있는 Prox1-GFP 생쥐의 뇌척수액에 형광 추적물질(tracer)을 주입한 다음, 시간별로 추적하였을 때 형광 tracer가 뇌의 내부와 외부 여러 부위에 다양한 정도로 분포되었으며, 뇌 기저부에 가깝게 비인두 림프관망이 밀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그림 2a). 비인두 림프관망과 경부 림프절에는 형광 표지된 뇌척수액이 검출되지만, 구인두(구강쪽) 림프관망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그림 2c-e). 즉, 비인두 림프관망이 뇌척수액이 모여 배출되는 허브(Hub)인 것을 알 수 있다.
3. 비인두 림프관망은 뇌기저부 전방의 사골판(Cribriform plate)을 통해 나오는 림프관과 뇌기저부 중간의 뇌막림프관들과도 연결된다(그림 3a). 비인두 림프관망에 모인 뇌척수액은 목 림프관을 경유하여 경부림프절로 향하는데, 이 연결 목 림프관은 평활근 세포로 둘러싸여 있고 일정한 간격으로 판막이 분포되어 있다(그림 3b-e). 즉, 림프액을 한 방향으로 수축성을 가지고 순환시키는 ‘림판지온(lymphangion)’이 잘 형성되어 있어 뇌척수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소형 림프관 펌프 역할을 잘 수행한다. 따라서, 이 목 림프관은 뇌의 노폐물 청소를 원활하게 조절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조절 타깃이 된다.
4. 비인두 림프관망을 통해 배출되는 뇌척수액의 양이 두개골 후측방 뇌막림프관을 통해 배출되는 것 보다 1.8배 높았다(그림 4). 즉, 비인두 림프관망이 뇌척수액 배출의 주요 경로이다.
5. 연결 목 림프관이 원형 평활근세포로 둘러싸여 있음에 착안하여, 평활근세포를 수축・이완시키는 교감신경 항진제(phenylephrine)와 산화질소 (nitric oxide donor, sodium nitroprusside)를 처리하여 수축과 이완을 관찰하였다(그림 5). 특히 소량의 phenylephrine을 처리하면 뇌척수액 배출이 증가함을 관찰하였다. 이것은 목 림프관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면 뇌척수액의 배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과 실험적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6. 노화된 생쥐 비인두 림프관망은 위축・퇴화 되었으며, 판막의 개수도 감소하였다. 또한 림프관내피세포가 탈락하는 경우가 종종 관찰되었다(그림 6). 반면, 목 림프관은 별다른 변형이 없었다(그림 7). 따라서 비인두 림프관의 위축을 재건하고 목 림프관의 활동을 증가시켜 뇌척수액 배출 증가를 통한 뇌 속 노폐물 청소 능력 개선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 이야기
[연구성과 차별점]
오랫동안 많은 연구자들이 뇌척수액을 배출하는 주요 경로를 찾기 위해 시도했음에도, 그동안 난제로 남아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뇌하부 두개골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 때문이었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과 분석의 숙련도가 필요하다. 또한 림프관, 뇌척수액에 대한 통찰력도 필요하다. 이번에 성공적인 연구성과를 얻은 것은 연구팀이 이에 부합되는 역량과 숙련도, 통찰력을 가진 덕분으로 판단된다.
또한 생쥐에서 얻은 새로운 결과들을 영장류(Macaca Fascicularis)의 해당부위 조직을 이용하여 비교분석하여 동일한 결과를 얻은 것은 전임상 실험에 대비한 매우 중요한 진일보를 내딛은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는 노화에 따라 뇌 노폐물의 청소율이 감소하는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하여 줄 수 있는 연구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간 관련 연구자들이 뇌척수액 배출 조절방법을 뇌 안에서 찾으려 했다면 이 연구를 계기로 접근이 손쉬운 목에서 찾으려 할 것이다. 이 연구는 최초로 두개골 외 접근법이 가능함을 증명하였으며, 뇌척수액 배출의 조절 기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의 토대가 될 것이다.
[향후 연구계획]
여러 퇴행성 뇌질환 모델들과 환자에서 비인두 림프관망이 어떻게 변화되어 있는지 분석하고자 하고자 하며, 목 림프관을 자극하여 뇌척수액 배출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또한, 생쥐와 영장류 동물모델을 활용해 뇌척수액 배출의 새로운 경로와 연결을 발견하고자 한다.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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