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단장 김진수) 연구팀은 새로운 핵 및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교정 기술인 ‘징크핑거 염기교정효소(ZFD, Zinc Finger Deaminase)’개발에 성공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일어나면 시력·청력 뿐 아니라 중추신경계·근육·심장 등에 치명적인 결함을 야기한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5,000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유전질환이다. 그러나 현재 유전체 교정 기술로 널리 활용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로는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이 불가했다. 2020년 세균 유래 DddA 탈아미노 효소와 탈이펙터 단백질을 이용한 새로운 염기교정효소 DdCBE가 개발되었다. 이는 유일한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교정 기술이었다.
*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 : 가이드 RNA를 이용, Cas9 단백질이 교정할 목표 DNA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방법은 세포 핵 속의 DNA에는 잘 작동하지만, 가이드 RNA가 미토콘드리아 막을 통과하지 못해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에는 적용할 수 없다.
연구진은 기존의 DddA 탈아미노 효소와 징크핑거 단백질(Zinc finger protein)을 융합하여 새로운 핵 및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교정 기술인 ‘징크핑거 염기교정효소’를 개발했다. 징크핑거 단백질은 기존에 사용된 탈이펙터 단백질보다 크기가 절반 이상 작아 다양한 구조로 디자인할 수 있고 활용이 용이하다. 세포투과 능력이 있어 핵산 없이도(nucleic acid-free) 유전체 교정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 징크핑거 단백질(Zinc finger protein) : 징크핑거는 아연 이온(zinc ions, Zn2+)을 포함하여 손가락 모양으로 DNA에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 구조 모티프이다. 특정 DNA 서열을 인식하는 징크핑거들을 여러 개(최소 3개)를 연결하여 징크핑거 단백질을 만든다.
연구진은 우선 24개의 ZFD 구조 쌍을 제작하여 최적의 구조를 찾아냈다. 이어 ZFD를 이용해 핵 및 미토콘드리아 DNA의 시토신/구아닌(C/G) 염기쌍을 티민/아데닌(T/A)으로 치환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한 ZFD나 ZFD-DdCBE 하이브리드(ZFD-DdCBE hybrid)를 사용하면, 기존의 DdCBE만으로는 만들 수 없었던 변이를 다양하게 유도할 수 있다. 나아가 징크핑거 단백질을 개량하거나 전달 형태에 변화를 줌으로써 비표적 효과(off-target)를 개선하여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 비표적 효과(off-target) : 본래 목표가 아닌 다른 부위에서 유전자가 발현하는 부작용.
김진수 단장은 “앞으로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비롯한 난치병 연구 및 치료 뿐 아니라 식물의 엽록체 DNA 등 다른 소기관의 DNA 교정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ZFD는 작은 크기 덕분에 세포 전달에 많은 이점이 있는 만큼 여러 기술들과 접목하여 활용도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 IF 14.919) 1월 1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왼쪽 그림) ZFD는 한쌍으로 제작하여 사용할 수 있다.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ZFD의 구조를 찾기 위하여, 1) 분할 시토신 탈아미노효소(split DddA)의 분할 위치, 2) 분할 시토신 탈아미노효소와 징크핑거 어레이의 간의 연결의 방향성, 3) 시토신 탈아미노효소와 징크핑거 어레이를 연결할 때 사용하는 linker의 길이를 다양하게 구성한 24개의 ZFD 구조 쌍을 제작하였다. (오른쪽 그림) 개별 ZFD 구조 쌍에 따라 도입된 염기 교정 효율을 조사하여 효율이 높은 ZFD의 구조적 조건을 결정할 수 있었다.
세포 내 핵 및 미토콘드리아 DNA를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ZFD 쌍을 제작하였다. ZFD는 CC구조와 NC구조로 디자인 할 수 있어서 다양한 구조적 방향성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ZFD는 핵 DNA에서 최대 60%,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최대 30%의 효율로 시토신/구아닌(C/G) 염기쌍을 티민/아데닌(T/A)으로 치환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미토콘드리아 DNA의 비슷한 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ZFD(파란색)와 DdCBE(초록색)를 따로 또는 함께 사용해 유도된 염기 편집의 패턴을 살펴보았다. 기존의 DdCBE와 비교했을 때, ZFD나 ZFD-DdCBE 하이브리드(ZFD-DdCBE hybrid)는 다른 위치와 범위에서 염기치환을 일으키는 것을 관찰하였다. ZFD를 사용하면 이전에는 만들 수 없던 염기 편집 패턴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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