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손동희 객원연구원(성균관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조교수), 김대형 부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현택환 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 공동연구팀은 다양한 형태로 변형해도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정밀하게 감지 가능한 신축성 나노소자를 개발했다. 인공망막 구현, 신축성 광전자 소자 개발 등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인공망막: 인간의 망막 기능과 형태를 모사한 기기로,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어 뇌에 전달함.
구 형태인 사람의 눈은 곡률변화에도 다양한 파장대의 빛을 어떠한 시력 저하 없이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지만 전자소자는 형태가 변화하면 빛 감지 능력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인체 눈의 기능성을 모사하기 위해, 양자점 , 유기 반도체성 고분자, 고무처럼 탄성력이 있는 탄성중합체를 최적의 비율로 합성해 고신축성 반도체 양자점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했다. 이러한 소재 기반으로 제작된 능동 매트릭스형 다층구조 포토트랜지스터 어레이에 머신러닝기법을 적용해 형태가 변해도 다양한 빛을 정확하게 감지 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양자점 (Quantum Dots):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수 나노미터(nm)의 반도체 입자. 입자 크기에 따라 다른 주파수의 빛을 방출하는 등 독특한 광학적 성질을 지녀 QLED 등 다양한 광전소자로 응용됨.
* 유기 반도체성 고분자: 원자들이 단일/이중결합을 번갈아 형성해 전자가 이동 가능한 반도체 특성을 띄는 고분자.
* 능동 매트릭스형 포토트랜지스터 어레이: 포토트랜지스터는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광센서로 능동형 매트릭스형은 각 픽셀이 포토트랜지스터로 작동하는 배열구조(어레이)를 말함.
* 머신러닝 (Machine learning): 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기술 및 기법.
연구진은 나노복합소재에서 나타난 탄성중합체 내의 양자점과 유기 반도체 소재 간의 상분리 현상에 주목했다. 소재가 늘어나면 양자점의 간격이 벌어지며 전기적 성능이 떨어지지만 유기 반도체 소재가 이 간극을 메꿔 소재가 늘어나도 빛을 전기로 안정적으로 변환할 수 있게 하였다.
나아가,머신러닝기법을 적용해 신축성 전자소자가 가지는 물성적 한계를 보완하며 광전기적 성능 안정성을 높였다. 신축성 전자소자의 전기적 성능은 끊임없는 외부 변형에도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고무소재는 늘렸을 때 처음처럼 완벽하게 복원이 불가능해 전기적 성능이 점차적으로 저하되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서로 다른 빛 감응성을 지닌 포토트랜지스터 어레이를 다층구조로 적층시켜, 물리적 변형을 가하면서 다양한 파장대의 빛을 감지시켰다. 이때 발생된 전기적 성능 저하를 머신러닝기법으로 정확도를 높였다.
이번에 개발한 포토트랜지스터 어레이를 구성하는 모든 소재는 반도체 공정과 호환이 가능하고, 소자 집적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 의미가 크다. 기존 신축성 소재는 반도체 공정에서 변형이 일어나거나 녹아서 원하는 모양과 크기의 소자 제작이 어려웠다. 이번에 개발한 신축성 소재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이 가능해 집적도를 기존보다 훨씬 높이며, 더 작은 크기의 소자를 만들 수 있어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다.
* 집적도: 1개의 반도체 집에 구성되어 있는 소자의 수
특히, 고해상도가 요구되는 광각 카메라나 인공망막 기술의 핵심 소자로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무기물 소재 기반 신축성 소자는 물리적 변형에 소자를 보호하고자 구불구불한 모양의 배선을 사용하는데, 물리적 변형이 일어나면 소자간 사이가 멀어져 해상도가 떨어지고 불필요한 배선 면적으로 소자 밀도가 감소한다. 이번에 개발한 소자는 구부리거나 늘려도 높은 해상도로 빛을 감지해 인공망막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손동희 교수는 “고신축성 광전소재·소자 제작 기술과 머신러닝 기법 간의 융합은 인공망막 구현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 말했고, 김대형 부연구단장은 “유연한 광학 소재 및 소자 제작 기술은 고해상도를 요하는 차세대 신축성 광전자소자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끝으로, 현택환 단장은 “개발된 나노합성물 제작 방법은 광학 소재뿐만 여러 종류의 나노소재들과 고분자, 탄성중합체를 조합할 수 있어 고기능성 신축성 나노소재 제작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분야 최고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IF 40.523)誌에 7월 8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연구진은 최적의 비율로 고신축성 반도체성 양자점 나노복합소재를 제작하였고, 형태가 변형되도 안정적인 빛 감지 성능을 유지하는 원리를 입증하였다 (A). 나노복합소재 내에서 양자점과 유기 반도체 소재간의 상분리 현상을 통해, 적절한 양의 양자점들이 나노복합소재의 위아래 표면에 자리함으로써 광전변환(빛을 전기로 변환)이 용이함을 보였다 (B). 양자점 크기에 따라 가시광선 대역의 각기 다른 파장대(파란색, 녹색, 빨간색)의 빛을 감지할 수 있는 능동 매트릭스형 포토트랜지스터 어레이를 각각 개발했고, 각 소자 어레이를 3층 구조로 적층하였다 (C). 사진은 3층 구조의 능동 매트릭스형 포토트랜지스터 어레이가 굴곡이 있는 렌즈에 안정적으로 부착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D). 기존의 포토트랜지스터 어레이는 물리적 변형 시, 점탄성 소재의 낮은 복원력 및 수차발생으로 인한 빛 감지 오류가 필연적으로 발생된다. 하지만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하여 여러 입력 데이터에 따라 예상되는 출력 데이터에 대한 학습을 적용하면, 이러한 소자의 성능 저하를 방지할 수 있다 (E). 십자가 모양으로 뚫린 마스크를 포토트랜지스터 어레이에 부착 후, 3가지 색상의 빛을 순차적으로 입사하여 기계적 변형 전 후로 감지하였다 (F, 왼쪽). 머신러닝 적용 이후, 각각의 빛에 대해서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구분하였다 (F, 오른쪽 상단). 색상 필터 없이도, 빛의 색을 구분하는 알고리즘에 의해 입사된 빛 정보를 정확하게 인지하였다 (F, 오른쪽 하단).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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